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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팁

가치를 마시고, 경험을 나누다 - 의성의 특별한 수제맥주 공방 '호피홀리데이'

by 망러너 2025. 1. 29.

의성 안계에서 초중고등학교를 졸업한 저에게,
이곳은 특별한 의미를 가진 고향입니다.
젊은 층이 줄어들고 인구가 감소하는 지역의 현실 속에서,
이렇게 트렌디한 수제맥주 양조장이 생겼다는 소식은
무척이나 반가웠습니다.
 
어느새 저는 이곳의 단골이 되어 자주 들르곤 합니다.
서울의 바쁜 일상을 뒤로하고 외할머니의 고향 의성으로 내려와 수제맥주 양조장을 연 양조자의 이야기가 있는 곳.
의성군 안계면에 자리 잡은 '호피홀리데이(Hoppy Holiday)'는 단순한 수제맥주 공방이 아닌,
지역의 가치를 담아내는 특별한 공간입니다.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는 '8천 맥주'라는
애칭으로 불린다는 호피홀리데이.
4천 원대 맥주에 익숙한 시골 마을에서는
다소 놀라운 가격일 수 있지만,
수제맥주의 일반적인 가격대를 고려하면
오히려 합리적인 편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가격 이상의 가치를 담아내고자 하는
이들의 노력은 특별합니다.
 

호피홀리데이 외부

 

홉과 행복이 만나는 곳, 호피홀리데이

'호피홀리데이'라는 이름에는
특별한 의미가 담겨있습니다.
맥주의 핵심 재료인 '홉(Hop)'에서 파생된
'호피(Hoppy)'는 홉의 향과 쓴맛이
두드러질 때 사용하는 표현입니다.
이는 'Happy'와 발음이 비슷해 재치 있게
'행복한 휴일'이라는 의미도 담고 있죠.
이곳에서는 맥주를 사랑하는 이들을
'호홀러(Hoholer)'라고 부릅니다.
호피홀리데이에서 만든 이 신조어는
제대로 된 수제맥주를 만들고 즐기며 나누는
홈브루어들을 지칭합니다.
 

호피홀리데이 내부

 

코지한 공간에서 즐기는 특별한 경험

호피홀리데이의 매력은 맥주에만 있지 않습니다.
양조장 내부는 아늑하고 따뜻한 분위기로 꾸며져 있어,
양조 과정을 지켜보며 신선한 맥주를 즐길 수 있습니다.
특히 야외 공간은 이곳의 숨은 보석과도 같습니다.
날씨가 좋은 날이면,
탁 트인 안계평야의 너른 하늘을 바라보며
시원한 맥주 한 잔을 즐기는 것만으로도
특별한 경험이 됩니다.
도시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낮은 지평선과
드넓은 하늘이 만드는 풍경은
맥주의 맛을 한층 더 깊게 만들어줍니다.
 

호피홀리데이 내외부
호피홀리데이 내부

 

국산 홉의 가치를 되살리다

호피홀리데이가 의성에 자리 잡은 데에는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국산 홉의 명맥을 잇고 있는
'홉이든 농장' 때문입니다.
이곳은 수입에 의존하던 홉을
국내에서 직접 재배하는 유일한 곳으로,
7미터 이상 자라는 홉 덩굴이 만들어내는 장관은
그 자체로 볼거리입니다.
방문객들은 홉 터널을 거닐며 직접 홉을 수확하고,
이를 이용한 양조 과정까지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를 가질 수 있습니다.
 
https://hopeden.com

홉이든

한국 농업에 기술과 문화를 융합시켜 지속가능한 미래농업을 열어가는 '홉이든 농업회사법인 주식회사'입니다.

hopeden.com

 
 

< 의성의 이야기를 담은 세 가지 맥주 >

의성라거 (Uiseong Lager)

의성 홉으로 만든 첫 번째 콜라보레이션 작품입니다.
봄과 여름에 어울리는 청량감과
시트러스한 풍미가 특징인 이 맥주는
국산 홉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표작입니다.
'맥주 재료의 순수 국산화'를 향한 첫걸음이자,
지역 정체성을 담아낸 수작입니다.

호피홀리데이 의성라거

 

안계평야 (ANGYE PLAIN)

경북 3대 평야 중 하나인 안계평야의 쌀로 빚은
라이스 에일입니다.
알코올 도수 4.6%, IBU 13의 이 맥주는
캐스케이드 홉의 시트러스한 향과 꽃향기가 특징입니다.
부드러운 목넘김과 함께 깔끔하고 고소한 쌀의 풍미가
미세한 비터와 조화를 이루며 잔잔한 여운을 남깁니다.
 

호피홀리데이 안계평야

 

성광포터 (SEONGGWANG PORTER)

 
의성의 근대 산업 유산인
성광성냥공업사(1954-2013)를 기념하여 만든 포터입니다.
알코올 도수 5.2%, IBU 24.5의 이 맥주는
일곱 가지 몰트가 만들어내는
캐러멜, 초콜릿, 커피의 풍미와
의성산 캐스케이드 홉의 향긋하고
쌉싸름한 맛이 조화를 이루는 밸런스 좋은 포터입니다.
 

호피홀리데이 성광포터

 
 
이 외에도 탭비어로 즐길 수 있는 맥주들이 많았습니다.
바로 탭에서 뽑아서 포장도 할 수 있어서
따치 IPL을 포장으로 해서 집에 오자마자
꼴깍 해버렸네요!
 

호피홀리데이 맥주라인업

 

 
 
'가치를 마시고, 경험을 나누다'라는 슬로건처럼,
호피홀리데이는 단순한 맥주 제조를 넘어
지역의 가치와 문화를 담아내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수입 의존도가 높은 맥주 산업에서
국산 홉을 활용한 도전적인 시도와,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담아내는 스토리텔링은
호피홀리데이만의 특별한 매력을 만들어냅니다.
의성에서 시작된 이 특별한 양조 이야기가
앞으로도 더 많은 이들과 함께 나누어지길 기대해봅니다.